"美·日·말레이서도 연락, 의미 있는 우승 실감나요" ‘포스트 코로나’ 1호 골프퀸 박현경

2020. 05. 20|VIEW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특급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은 연말 KLPGA 대상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우승이나 특별한 타이틀이 있어야만 초대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부터 함께했던 동기들은 예쁜 드레스 차림으로 트로피를 받고 있었다.
19일 서울경제와 만난 박현경은 “올해 가장 큰 꿈이 우승을 해서 연말 시상식에 참가하는 것이었는데 첫 대회 만에 이루게 돼 감격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지난 17일 KLPGA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었다. 데뷔 스물아홉 번째 대회 출전으로 이룬 첫 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것이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실상 처음 열린 프로골프 대회의 우승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박현경의 우승 장면은 호주·캐나다·일본은 물론 아프리카 27개국에 중계됐고 우승 기사는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의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포스트 코로나 초대 골프 퀸’이라는 타이틀을 언급하자 박현경은 “아마추어 시절 세계 대회에 참가하면서 알게 된 미국·일본·말레이시아 등
4~5개국 친구들한테 축하 연락이 왔다”며 “정말 의미 있는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다. 여러모로 행운이 따른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박현경은 대회 기간 내내 행운의 상징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대회 직전에 엄마가 네잎클로버를 주시더라고요.
길을 걷다가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돌렸는데 신기하게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시면서요. 바로 코팅해서 야디지북(코스 정보를 담은 책자)에 끼우고 경기했죠.”
박현경의 어머니는 딸이 피 말리는 승부를 펼치고 있던 대회 마지막 날에도 또 다른 네잎클로버를 발견했다고 한다.
박현경은 “두 번째도 좋지만 의미가 큰 첫 번째 네잎클로버를 앞으로도 계속 지니고 다닐 것”이라며 웃었다.

박현경은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해 동기들의 우승이 잇따를 때 부럽고 힘든 마음도 있었다며 펑펑 울었다.
고2 때 송암배 대회에서 국내 남녀 72홀 최소타(29언더파 259타) 기록을 세울 만큼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박현경은 지난 시즌 우승 없이 상금 랭킹 23위에 올랐다.
2017시즌에는 상금 23위 선수가 신인상을 받았으니 박현경의 데뷔 시즌도 칭찬받을 만했다.
단지 동기생인 임희정(3승), 조아연(2승) 등의 성적이 ‘탈(脫)신인급’이라고 할 만큼 워낙 뛰어났을 뿐이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 박현경은 임희정과 챔피언 조 대결을 벌였다. 지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때와 상황이 비슷했다.
그때도 박현경은 3라운드까지 선두 임희정에게 3타 차로 뒤지고 있었는데 마지막 날 75타로 무너져 8타 차 8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는 달랐다. 초반에 5타 차로 뒤처졌던 박현경은 1타 차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놓치면 우승권에서 멀어질 상황의 5m 파 퍼트 때도 ‘넣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먼저 치고 나왔다고 한다.

박현경은 “지난해 KB 대회 때는 (임)희정이가 이미 시즌 2승을 올린 뒤였다. 저는 뭔가 위축된 채로 들어갔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18홀 내내 평온함을 유지한 채 쳤다”고 돌아봤다. “실수가 나와도 그냥 ‘실수했나 보다’ 이런 마음으로 넘겼어요.
이렇게 감정 기복이나 심리적인 변화 없이 일정한 마음으로 친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박현경이 나흘간 범한 보기는 단 2개였고 그린 적중률은 무려 80.5%였다. 퍼트도 평균 28.5개로 막았다.
이를 악물고 임한 겨울훈련에서 어느 때보다 밀도 있는 훈련을 한 덕이었다. 저녁식사 뒤에도 오후8시까지 1시간씩 빈 스윙 훈련을 하고 잤다.
매일 잠자리에 누울 때면 ‘오늘도 후회 없는 하루였다’고 되뇔 수 있을 정도였다.
개막 전 주에 대회 코스에서 이틀 연속 연습 라운드를 할 수 있게 배려해준 후원사의 도움도 컸다고 한다.

2승 도전이 궁금해진 가운데 박현경은 “이번 대회 때 느낀 평온한 마음을 잘 유지한다면 좋은 기회가 또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기사 댓글 중에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멘탈이 약해 보이는 선수였는데 이제 보니 침착하고 인내심 있는 선수더라’.
대회 코스 안에서는 정말 침착한 선수, 밖에서는 팬들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서울경제 양준호기자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특급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은 연말 KLPGA 대상 시상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우승이나 특별한 타이틀이 있어야만 초대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부터 함께했던 동기들은 예쁜 드레스 차림으로 트로피를 받고 있었다.
19일 서울경제와 만난 박현경은 “올해 가장 큰 꿈이 우승을 해서 연말 시상식에 참가하는 것이었는데 첫 대회 만에 이루게 돼 감격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지난 17일 KLPGA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었다. 데뷔 스물아홉 번째 대회 출전으로 이룬 첫 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것이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실상 처음 열린 프로골프 대회의 우승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박현경의 우승 장면은 호주·캐나다·일본은 물론 아프리카 27개국에 중계됐고 우승 기사는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의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포스트 코로나 초대 골프 퀸’이라는 타이틀을 언급하자 박현경은 “아마추어 시절 세계 대회에 참가하면서 알게 된 미국·일본·말레이시아 등
4~5개국 친구들한테 축하 연락이 왔다”며 “정말 의미 있는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다. 여러모로 행운이 따른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박현경은 대회 기간 내내 행운의 상징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대회 직전에 엄마가 네잎클로버를 주시더라고요.
길을 걷다가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돌렸는데 신기하게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시면서요. 바로 코팅해서 야디지북(코스 정보를 담은 책자)에 끼우고 경기했죠.”
박현경의 어머니는 딸이 피 말리는 승부를 펼치고 있던 대회 마지막 날에도 또 다른 네잎클로버를 발견했다고 한다.
박현경은 “두 번째도 좋지만 의미가 큰 첫 번째 네잎클로버를 앞으로도 계속 지니고 다닐 것”이라며 웃었다.

박현경은 역전 우승을 차지한 뒤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해 동기들의 우승이 잇따를 때 부럽고 힘든 마음도 있었다며 펑펑 울었다.
고2 때 송암배 대회에서 국내 남녀 72홀 최소타(29언더파 259타) 기록을 세울 만큼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박현경은 지난 시즌 우승 없이 상금 랭킹 23위에 올랐다.
2017시즌에는 상금 23위 선수가 신인상을 받았으니 박현경의 데뷔 시즌도 칭찬받을 만했다.
단지 동기생인 임희정(3승), 조아연(2승) 등의 성적이 ‘탈(脫)신인급’이라고 할 만큼 워낙 뛰어났을 뿐이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 박현경은 임희정과 챔피언 조 대결을 벌였다. 지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때와 상황이 비슷했다.
그때도 박현경은 3라운드까지 선두 임희정에게 3타 차로 뒤지고 있었는데 마지막 날 75타로 무너져 8타 차 8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는 달랐다. 초반에 5타 차로 뒤처졌던 박현경은 1타 차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놓치면 우승권에서 멀어질 상황의 5m 파 퍼트 때도 ‘넣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먼저 치고 나왔다고 한다.

박현경은 “지난해 KB 대회 때는 (임)희정이가 이미 시즌 2승을 올린 뒤였다. 저는 뭔가 위축된 채로 들어갔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18홀 내내 평온함을 유지한 채 쳤다”고 돌아봤다. “실수가 나와도 그냥 ‘실수했나 보다’ 이런 마음으로 넘겼어요.
이렇게 감정 기복이나 심리적인 변화 없이 일정한 마음으로 친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박현경이 나흘간 범한 보기는 단 2개였고 그린 적중률은 무려 80.5%였다. 퍼트도 평균 28.5개로 막았다.
이를 악물고 임한 겨울훈련에서 어느 때보다 밀도 있는 훈련을 한 덕이었다. 저녁식사 뒤에도 오후8시까지 1시간씩 빈 스윙 훈련을 하고 잤다.
매일 잠자리에 누울 때면 ‘오늘도 후회 없는 하루였다’고 되뇔 수 있을 정도였다.
개막 전 주에 대회 코스에서 이틀 연속 연습 라운드를 할 수 있게 배려해준 후원사의 도움도 컸다고 한다.

2승 도전이 궁금해진 가운데 박현경은 “이번 대회 때 느낀 평온한 마음을 잘 유지한다면 좋은 기회가 또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기사 댓글 중에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멘탈이 약해 보이는 선수였는데 이제 보니 침착하고 인내심 있는 선수더라’.
대회 코스 안에서는 정말 침착한 선수, 밖에서는 팬들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서울경제 양준호기자